2007년 07월 15일
난 이렇게 허무한 사람이었나?
갑자기 이제부터라도 잘살아야겠다고 생각한건지, 아니면 요새 군대가 편해져서 할일이 없어져 버린겐지, 그것도 아니면 20대의 절반을 지나오면서 낭비했던 시간이 너무나 아까워서였던지, 이제부터라도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20대에 성취해야할 100가지 목표를 적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00가지? 까짓거 그거하나...'라고 생각하고 100가지를 넘어버리면 도대제 어떤 목표를 제거해야 하나 라고 생각까지 했더랬다. 그러나 사정은 달랐다. 40번대에 가니 거의 다 적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니, 50번대로 가서는 진척이 없다. 내가 생각했던 그런 꿈 많은 20대의 목표와는 전혀 달랐다. 생각했던 것의 고작 절반지점에서 끊어져 버린것이다.
슬퍼져버렸다. 그렇게 주변에서, 책에서 심지어는 광고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던 젊음이란게 고작 나에게는 50가지정도의 소소한 목표로(목표중에는 과일 잘깎기와 같은 정말로 수수한 목표도 있었기에 더욱 그러했다.)요약되는 것이란게 슬펐더랬다.
어디서부터 핀트가 어긋나 버린것일까? 고등학교의 존재의의를 대학교로의 관문으로 생각했던 학창시절부터일까? 그렇게 폐인짓을 하면서 그냥 뇌를 비워버린채로 놀아버렸던 포항공대시절일까? 아니면 방황하지않고 똑바로 살아가는것만 보여주었던 위인전?
'오네가이 티처'라는 애니매이션이 있다. 그 선정적인 재미도 있겠지만 나를 잡았던것은 다른 내용이었다. 주인공에게 주어진 '停滯(정체)'라는 병이었다. 결국 마지막에 주인공은 마음을 열고 가속한다. 하지만 고3 수능직후 정체해버린 난 언제쯤 가속할것인가?
# by | 2007/07/15 19:12 | 胸中火氣 | 트랙백 | 덧글(0)



